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며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성과와 이용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과제는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이다. 전통적인 병원 시스템이나 의료기기 판매와는 달리, 디지털 헬스케어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 SaaS, 구독 모델, B2B 연계, 보험 및 정부 정책 연동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는 사용자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에, 단순한 광고 기반이나 일회성 구매 모델로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들은 의료기관, 보험사, 제약사, 정부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B2B2C 모델로 확장하거나, 환자의 치료 결과와 연계된 성과 기반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더불어, 국가마다 의료 시스템과 보험 구조, 개인정보보호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수익모델은 전혀 다르게 구성된다. 미국은 민간 의료보험 중심이라 B2B 계약 기반 수익이 활발하고, 유럽은 공공보험 시스템에 연동된 구조가 많으며, 한국은 병원과의 제휴 또는 건강검진 기반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이 글에서는 국내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주요 수익모델을 구조적으로 비교하고, 국가별 수익구조의 차이와 전략 포인트,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익 설계 방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본다.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B2B SaaS와 보험 연계 모델의 강점
미국은 민간 중심의 의료보험 체계를 가지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대부분이 병원, 보험사, 고용주, 제약회사 등과의 B2B 계약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의 진료 지원 소프트웨어,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정밀의료 데이터 분석 도구 등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 Livongo: 당뇨 환자용 원격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대기업과 보험사를 고객으로 두고 직원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 사용자의 건강 지표가 개선될 경우 보험사에 비용을 청구하는 성과 기반 수익모델(Value-based model) 을 적용했다.
- Omada Health: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 관리를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제공하며, 사용자의 건강행동 개선 데이터 기반으로 보험사·기업과 계약해 매출을 올린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건강 데이터 기반의 행동 변화 유도 프로그램이 단순한 앱 사용료를 넘어, 성과에 따른 청구 가능한 보험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의료비 절감을 입증할 수 있는 구조가 수익모델의 핵심이다.
또한, 미국은 FDA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승인 제도도 적극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의료기기로 등록하여 보험청구 코드(CPT code) 를 확보하면 공공 또는 민간 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이는 초기에는 어렵지만, 일단 진입하면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럽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공공보험 연계와 디지털 치료제 기반 모델
유럽은 대부분 국가가 공공의료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수익모델은 정부 또는 국가보험 체계와의 연계에 달려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DTx)를 공공 보험으로 인정한 DiGA(디지털 건강 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DiGA 등록 기업은 일정 요건(CE 인증, 데이터보안 기준 충족, 임상 효과 증명 등)을 충족하면, 디지털 치료 앱을 처방 약처럼 제공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을 국가가 지급한다. 예를 들어,
- Selfapy: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 앱으로, 불안장애와 우울증 환자에게 앱 기반 심리치료를 제공. DiGA 제도에 등록되어 독일 건강보험청으로부터 사용료 정산을 받고 있다.
- Kaia Health: 근골격계 통증 치료 앱으로, 디지털 운동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DiGA에 등록된 후 독일 외 여러 유럽 국가로 수익모델을 확장 중이다.
이와 같은 보험 수가 모델 기반 수익 창출은 미국과 달리 환자 직접 결제 비중이 적고, 처방 기반 구조로 신뢰성과 수익 안정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다만, 진입장벽이 높고 승인 절차가 길기 때문에 초기 자본과 임상 근거 확보 능력이 중요한 요건이 된다.
또한, 유럽은 윤리와 환자 프라이버시를 중시하기 때문에 광고나 데이터 판매형 모델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B2B2C 혹은 공공 계약 기반 수익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병원 제휴 및 건강검진 기반 B2C + 리워드 모델
한국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의료 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하고 보험 수가로의 진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병원 제휴 또는 건강검진 데이터 기반의 B2C 유료 서비스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 A 스타트업은 건강검진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 건강 리포트를 제공하고, 프리미엄 버전에서는 정밀 상담, 식단 코칭, 운동 프로그램 연계 등의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 또 다른 사례로는 보험사와 협업하여 특정 건강 목표(예: 혈압 관리, 활동량 증가)를 달성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건강 챌린지 모델이 있다. 사용자는 무료로 앱을 사용하면서 보험 가입 시 혜택을 받고, 스타트업은 보험사로부터 API 이용료 및 성과 수익을 받는다.
한국은 아직까지 디지털 치료제 보험 수가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앱 내 유료 구독, 리워드 기반 B2B 계약, 건강관리 코칭의 유료 전환이 수익의 핵심이다. 다만 이는 안정적인 반복 수익을 만들기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 장기 생존을 위한 B2B 확장 전략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일부 기업이 식약처 허가를 받아 디지털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향후 보험 수가 진입 가능성을 모색 중이지만, 여전히 법·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시장이 본격 성장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수익모델 설계 전략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보험 구조, 의료 인프라, 사용자 결제 성향, 규제 프레임에 최적화된 수익모델을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다국적 수익모델 구조 설계: 한 국가에서만 통하는 수익모델이 아닌, 미국은 B2B + 성과기반 모델, 유럽은 처방기반 보험 수가, 아시아는 프리미엄 유료 콘텐츠 결제 구조처럼 지역별 병렬적 수익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 글로벌 보험사·제약사와의 파트너십 확보: 보험사와의 전략적 협업은 가입자 확보와 장기 수익에 핵심이므로, 파트너를 중심으로 수익을 안정화시키는 구조가 중요하다.
- 디지털 치료제 인증 준비: 단기적으로는 구독 기반 수익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FDA, CE, 식약처 등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 보험 수가로 전환 가능한 구조를 준비해야 한다.
- 성과 기반 모델(Value-Based Care)로의 전환: 실제 건강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 성과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는 신뢰성, 지속성, 글로벌 진입장벽을 동시에 해결하는 전략이 된다.
결국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공은 단순히 앱 다운로드 수가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을 설계하고 시장에 맞게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전략 능력에 달려 있다. 한국 스타트업도 기술력에 걸맞는 수익모델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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