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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헬스케어 챗봇 기술 비교: 미국 Babylon vs 한국 아틀로스

디지털 헬스케어가 진화하면서 환자와 의료 시스템 간의 소통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헬스케어 챗봇이라는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챗봇은 단순한 FAQ 응답 수준을 넘어서, AI 기반으로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상담하고, 때로는 진단까지 보조하는 고도화된 의료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24시간 대응 가능성, 의료진 부담 경감, 환자의 자가 건강관리 효율성 향상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어, 병원은 물론 보험사, 건강 플랫폼, 원격의료 서비스에서도 챗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현재, 헬스케어 챗봇 기술은 글로벌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차별화된 경쟁 영역이 되었고, 이미 시장은 ‘기술력 중심’에서 ‘의료 신뢰성 기반의 실사용 챗봇’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챗봇

이번 글에서는 미국의 대표 헬스케어 챗봇 기업인 Babylon Health와, 한국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된 헬스케어 챗봇 플랫폼 아틀로스(ATLOS)를 비교해본다. 이 두 기업은 각각 글로벌 시장과 국내 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챗봇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그리고 사용자 경험, 의료 데이터 연동 방식, 기술 구조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할 것이다.

헬스케어 챗봇은 단순히 기술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 윤리, 데이터 보안, 사용자의 신뢰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며, 특히 스타트업 입장에서 챗봇이 의료 서비스의 입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기술의 완성도는 기업 전체의 성패와도 직결된다.

Babylon Health: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챗봇의 선구자

Babylon Health는 2013년 영국에서 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AI 기반 건강 상담 및 원격진료 서비스를 결합한 챗봇 플랫폼을 세계적으로 상용화한 선두주자다. 이 회사의 핵심 서비스는 ‘Babylon 챗봇’으로, 사용자가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질문을 이어가며 증상을 파악하고, 가능한 원인을 추정하거나 진료 필요성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Babylon 챗봇은 초기에는 단순한 증상 기반 상담 기능이었지만, 이후 NHS(영국 보건의료시스템)과 연동되어 영국 내 의료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또한 미국, 캐나다, 루완다 등 다양한 국가로 확장되면서 다국어 지원, 로컬 데이터 기반 분석, 원격진료 연결까지 통합된 헬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기술적으로는 자연어 처리(NLP), 증상 기반 의학 지식 그래프, 딥러닝 알고리즘이 결합되어, 단순히 정보 제공을 넘어서 AI 기반 초기 진단 기능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물론 정식 진단은 아니지만, 응급실 방문 필요 여부, 의사 상담 권장 여부 등을 사전 분석하는 기능은 환자의 의료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Babylon의 성공은 의료기관과의 신뢰 기반 협력, AI의 지속적 학습을 위한 실제 임상데이터 확보, 그리고 사용자 중심 UX 설계 덕분이다. 다만 2023년 이후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수익성 문제와 운영 효율성 문제로 일부 구조 조정을 겪었지만, 여전히 헬스케어 챗봇 기술의 글로벌 표준에 가까운 모델로 평가된다.

 아틀로스(ATLOS):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챗봇의 독자적 성장 모델

아틀로스는 한국에서 개발된 AI 헬스케어 챗봇 플랫폼으로, 국내 병원 환경과 환자의 이용 습관을 고려한 고도화된 의료 특화 챗봇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기업은 초기에는 진료 예약 안내, 건강검진 결과 상담, 자가 건강관리 체크와 같은 기본 기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의료 상담, 증상 기록, 치료 알림, 처방 정보 안내 등 의료서비스 전반에 걸쳐 확장되고 있다.

아틀로스의 가장 큰 특징은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의 연동 기술이다. 즉, 병원 내 환자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진료 이력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력한 차별성을 갖는다. Babylon이 자체 데이터 학습을 중심으로 하는 반면, 아틀로스는 병원 시스템 중심의 정확성 있는 데이터에 기반한 챗봇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국내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보안성 높은 클라우드 서버, 로그 암호화, 의료진 검수 구조 등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서울 및 수도권 대형 병원에서 이미 다수 도입되었으며, 의료진과 병원 행정 인력의 업무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아틀로스는 미국처럼 보험 중심의 의료 시장이 아닌, 의료접근성이 높은 공공 중심 구조에 최적화되어 개발되었기 때문에, 한국형 헬스케어 챗봇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의사-환자-시스템 간 정보 흐름이 자연스럽고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공공 헬스케어 시스템과의 통합도 기대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챗봇의 기술 구조와 사용자 경험의 차이

Babylon과 아틀로스 모두 헬스케어 챗봇이라는 동일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기술 구조와 사용자 접근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Babylon은 모든 사용자가 같은 챗봇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며, 스스로 증상을 입력하고 AI가 판단하여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지’를 제안하는 구조다. 이는 사용자 주도형 경험을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다양한 언어 지원과 증상 분류 DB가 결합되어 있다. 하지만 병원별 환자 정보가 통합되지 않기 때문에 진료 연계 시 정확성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아틀로스는 병원 또는 헬스케어 기업이 각각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용자와 챗봇의 대화는 개인의 의료 이력, 병원 진료과, 연령대, 건강 상태 등을 반영한 맞춤형 구조로 진행되며, 기존 진료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반복 사용 시 정확성과 만족도가 높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보면, Babylon은 글로벌 사용자에게는 직관적이고 유연한 반면, 국내 사용자에게는 의료 시스템과의 연동 부족으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아틀로스는 한국 사용자의 병원 이용 흐름에 맞게 설계되어 거부감이 적고, 실제 의료진 피드백을 통해 개선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챗봇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와 경쟁력

헬스케어 챗봇은 단순한 응대 자동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의료 데이터 흐름의 초입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챗봇은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디지털 문진 도구, 자가 진단의 사전 필터링 장치, 그리고 개인 건강기록(PHR) 연동 중심축으로 기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Babylon과 아틀로스의 기술 전략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최적화되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 상호 보완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 Babylon은 글로벌 적용성과 데이터 확장성, 아틀로스는 병원 연동 정밀도와 로컬화 적합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은 고도화된 의료 데이터 환경과 높은 환자 참여율을 기반으로, 챗봇 기술을 더욱 정밀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앞으로 헬스케어 챗봇은 AI 진단, 디지털 치료제, 보험 심사 자동화 등과 통합되며 하나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의 중심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안에서 Babylon과 아틀로스 같은 기업이 각각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거나 기술 교류를 확대한다면, 헬스케어 서비스 전반의 품질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