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산업은 치료와 관리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예방과 행동 교정 중심의 디지털 기반 치료 모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다.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한 건강관리 앱이나 피트니스 앱이 아니라, 임상적으로 입증된 소프트웨어 기반 치료 솔루션이다. 특히 약물이나 물리치료 없이도 심리적, 행동적, 인지적 변화를 유도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25년 현재 디지털 치료제는 정신 건강, 중독, 수면 장애, ADHD, 만성 통증, 비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이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은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에서 활발한 기술개발이 이뤄지는 국가로, DTx 분야에서도 각각 다른 방향성과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은 FDA의 제도적 기반과 풍부한 투자 환경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한국은 병원 기반 디지털 기술 연동과 임상 데이터 확보에 강점을 보이며 자체적인 성장 궤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대표적인 DTx 스타트업 사례를 중심으로, 시장 환경, 기술 범위, 규제 수용성, 사업화 성공률 등의 관점에서 양국의 현주소를 비교 분석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한 앱 개발이 아닌 의료 혁신의 새로운 형태이기 때문에, 기술적 차이뿐만 아니라 의료 시스템, 보험제도, 환자 수용도 등 국가적 배경까지 함께 고려해야 그 발전 구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 미국 DTx 스타트업의 특징과 대표 사례
미국은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명확한 규제 체계(FDA 인증 시스템)**와 DTx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은 벤처캐피탈 환경, 그리고 의료보험 시스템의 민간 중심 구조가 있다. 이러한 기반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 후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시장 확대 속도도 빠른 편이다.
대표적인 미국 DTx 스타트업으로는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 그리고 브라이트라인(Brightline) 등이 있다.
- Pear Therapeutics는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디지털 치료제 ‘reSET’을 개발했으며, 이는 약물 중독 환자의 행동 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 Akili Interactive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개선하는 게임 기반 치료제 ‘EndeavorRx’를 개발하여 FDA 승인을 받았고, 이는 소아환자에게 실제로 처방되는 치료용 게임이다.
- Brightline은 아동 및 청소년 정신 건강에 특화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원격 진료와 행동 건강 치료를 통합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질환별 특화 + 처방 중심 구조로 디지털 치료제를 정식 의료 행위로 통합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보험 청구 코드 부여, 약국 유통 연계 등 시장 정착을 위한 인프라도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한국 DTx 스타트업의 현재 위치와 발전 양상
한국의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미국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병원 기반 의료 데이터의 정교함과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빠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2~3년 사이 식약처의 가이드라인 발표, 임상 시범 사업 확대, 투자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치료제 산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DTx 스타트업으로는 웰트(WELT), 에임메드(AIMMED), 하이(HI) 등이 있다.
- 웰트는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 ‘웰트-I’를 개발하여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고, 현재는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병원 및 보험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 에임메드는 치매 초기 진단 및 인지기능 회복을 위한 디지털 인지 치료 툴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층 중심의 수요 확대를 겨냥한 구조다.
- **하이(HI)**는 알코올 중독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기반의 모바일 앱을 운영하며, 대학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의료기관 내 실사용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보험급여 연계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빠른 상업화는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의료기관과의 협력 중심, 정밀한 환자 데이터 기반 서비스 설계, 그리고 국내 유일의 국민건강보험 시스템 활용 가능성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디지털 치료제 제도와 규제의 차이가 만드는 시장 속도
미국과 한국의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들이 겪는 가장 큰 차이점은 규제 속도와 수용성이다. 미국은 FDA가 디지털 치료제를 의료기기 또는 약제 대체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임상 절차, 보험 적용, 약국 유통 체계까지 정비된 상태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이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승인을 받는 데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일단 승인되면 시장 진입과 수익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반면 한국은 2023년 식약처에서 디지털 치료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기반은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임상시험 설계, 효과 검증 방식, 보험 등재 요건 등에서 보수적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의료계 내부에서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수용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빠른 확산이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한국은 의료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건강보험청구 시스템과 EMR 연동이 매우 발달해 있어, 제도 정비만 이뤄진다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기반 인프라의 정교함은 미국과는 또 다른 경쟁력 요소다.
디지털 치료제 향후 전망: 글로벌 확장과 공동 협력의 필요성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한 국내 시장 대응을 넘어 글로벌 확장이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미국의 기술 기반, 한국의 임상 인프라와 정밀의료 데이터 시스템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다.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아 해외 진출을 시도하거나, 미국 기업이 한국 병원과 임상을 진행하는 국제 협력 모델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디지털 치료제의 핵심 경쟁 요소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UX), 환자 참여도, 치료 지속성, 데이터 보안 및 윤리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벗어나, 의료진과 협력하여 정확한 진단 프로토콜과 환자 맞춤형 치료 경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특히 정신건강, 고령층 인지장애, 만성질환 분야에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화된 치료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중장기 전략으로 유효하다. 정부와 민간 기업, 병원과 스타트업 간의 삼자 협력 구조가 안정화되면, 한국도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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