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진료, 디지털 치료제, AI 기반 진단, 헬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이 부상했고, 이에 따라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화려한 기술력과 투자 유치 이력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3년 이내에 사업을 접거나 방향을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
왜 그런 걸까? 디지털 헬스케어는 단순한 IT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의료 규제, 환자 신뢰, 임상적 효과, 보험과의 연결성, 의료기관과의 협업 등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를 요구한다. 일반적인 기술 스타트업처럼 MVP(최소 기능 제품)를 출시하고 사용자 반응을 보는 방식으로 접근하기에는 의료 서비스라는 특수성과 법적 책임, 정확도 요건이 높다.
더불어 사용자의 건강을 다루는 분야인 만큼, 실질적 효과와 신뢰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나 병원과의 연계가 부족할 경우, 제품의 기술력과 무관하게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대부분의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장기적인 전략과 다단계 검증 없이 뛰어들었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실패하거나 큰 어려움을 겪은 국내외 스타트업 사례를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주요 이유 5가지를 정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까지 제시한다. 단순 기술 부족이 아닌, 사업모델·시장·제도·이해관계자 관리 등 전방위적인 요소를 짚는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 규제 이해 부족: 기술보다 규제가 먼저 움직인다
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공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는 의료 규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FDA, 한국의 MFDS 등 인허가 기관은 단순 앱이 아니라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로 간주되는 경우, 강도 높은 허가 절차와 임상 근거를 요구한다.
사례:
- 미국의 uBiome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스타트업으로 한때 수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의료 데이터 취급 방식과 테스트 정확성 문제로 연방조사를 받으며 파산했다.
- 국내 스타트업 중 한 곳은 AI 기반 불면증 분석 앱을 디지털 치료제처럼 홍보했지만, 식약처의 의료기기 미허가 제품이라는 판단을 받고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규제를 무시하거나 축소 해석하면 초기에는 빠른 서비스 출시가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 조사, 병원 제휴 중단, 투자 위축 등 중대한 리스크로 이어진다. 의료 분야에서는 기술만이 전부가 아니다. 스타트업은 인허가 전략을 개발 초기 단계부터 병행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전담 RA(Regulatory Affairs) 전문가를 내재화해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병원 및 전문가와의 실질적 협업 부족
의료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기술 위주로 접근하면, 사용자가 진짜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헬스는 환자만이 아닌 의료진, 간호사, 병원 관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이들과의 실질적 협업 없이 성공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례:
- HealthSpot이라는 미국 원격진료 키오스크 스타트업은 수백 개 병원과 제휴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 워크플로우와 호환되지 않아 운영이 중단되었다.
- 국내에서도 일부 헬스케어 앱이 의사의 처방 패턴, 진료 흐름과 전혀 맞지 않는 UX를 구성해 병원 도입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병원은 단순 고객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 솔루션을 진짜로 활용하는 핵심 사용자이자 인증기관이다. 병원과의 파일럿 테스트, 의료진 피드백 반영, 현장 워크플로우에 맞춘 설계 없이는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도입 확률은 거의 없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하나같이 초기 단계부터 병원과 긴밀히 협업하며 서비스를 다듬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지속 불가능한 수익모델: '앱 판매'는 수익이 아니다
많은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이 B2C 앱 유료화 모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용자는 건강 앱에 큰 돈을 쓰지 않고, 정기 구독 전환율도 낮다. 의료는 신뢰 기반 시장이며, 개인이 아닌 병원, 보험사,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삼아야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
사례:
- 미국의 정신건강 앱 Lantern은 대규모 사용자 확보에 성공했지만, B2C 모델로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실패해 결국 철수했다.
- 국내에서도 감정 기록 앱, 수면 앱 등 다수 스타트업이 초기 다운로드는 많았지만 유료 전환률이 2% 미만으로 유지되면서 서비스 종료했다.
이와 달리, 성공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 병원 대상 B2B SaaS 솔루션 제공
- 보험사와의 연계 서비스
- 제약사와 공동 임상 플랫폼 개발
- 정부 과제 기반 R&D 매출 확보 등
수익 구조 다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익화 전략은 기술보다 먼저 계획되어야 한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서비스의 임상 가치, 보험 적용 가능성, 제도 편입 가능성이 장기 수익을 결정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용자 리텐션 저조: 건강관리 앱은 습관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본적으로 장기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모델이다. 하지만 상당수 서비스가 초기에 사용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2주 이내에 80% 이상 이탈하는 구조를 보였다. 이는 서비스 UX 설계와 사용자 동기부여 전략 부재 때문이다.
사례:
- 다이어트 코칭 앱 A사는 화려한 초기 마케팅으로 많은 사용자를 모았지만, 개인화 콘텐츠 부족과 진단 정확도 미비로 인해 재방문율이 극히 낮아졌고, 결국 리텐션 개선에 실패해 철수했다.
- 국내 한 건강기록 앱은 UI는 좋았지만, 사용자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미션·보상·알림 설계가 미비해 실사용률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면, 성공한 기업은
- 감정 상태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하거나,
- 챌린지 기반 행동 유도 전략을 도입하고,
- 웨어러블 연동으로 자동화된 데이터 수집을 구현해
사용자의 피로도를 낮추고, 반복 사용을 유도한다.
디지털 헬스는 반복성과 신뢰가 핵심이다. 사용자 중심 설계를 넘어, 행동심리학 기반 UX 전략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임상 데이터 부족: '효과 없음'은 최악의 낙인
마지막으로 가장 본질적인 실패 이유는 ‘효과 없음’이다. 디지털 헬스는 결국 건강 개선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으며, 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시장과 사용자의 신뢰를 모두 잃는다.
사례:
- 한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은 불면증 개선 앱을 출시했지만, 임상시험에서 위약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공개되며 투자 취소 및 기술 계약 해지로 이어졌다.
- 건강관리 솔루션 중 일부는 자가진단 정확도, 질병 예측률이 낮아 사용자에게 의료적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실패는 제품 초기 단계에서의 임상 설계 부족, 통계적 설계 미비, 전문가 참여 부재로부터 발생한다. 헬스케어는 과학적 근거 위에 존재해야 하며, 임상 데이터가 없다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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